되감기 — 흩어진 책은 다시 모일까
클레이 책 한 권이 금빛 알갱이 마흔여덟 개로 되어 있어요. 흔들면 흩어지고, 되감으면 다시 책이 돼요. 그런데 판을 내려갈수록 되감기가 어려워져요.
흔든 다음 되감기를 누르면 방금 움직임이 거꾸로 흐릅니다.
법칙은 앞뒤를 가리지 않아요. 부딪히고 튕기는 장면을 거꾸로 틀어도 어긋나는 곳이 없어요.
흔든 다음 알갱이 하나를 머리카락만큼 건드리고 되감습니다. 이번 되감기는 영상을 거꾸로 트는 게 아니라, 모든 알갱이의 속도를 거꾸로 뒤집어 실제로 굴립니다.
되감기를 막는 건 법칙이 아니라 아주 작은 오차예요. 부딪힐 때마다 불어나요.
위쪽 틈에 닿은 알갱이는 빛이 되어 상자 밖으로 날아갑니다. 흔든 다음 되감아 보세요.
책이 탈 때 나온 빛은 이미 우주로 날아갔어요. 되감으려면 그 빛까지 불러와야 해요.
여기서 손으로 해본 것들이 글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물리 자료실로 →흩어진 모양은 모인 모양보다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절로 흩어지기는 쉽고 저절로 모이기는 어렵습니다. 시간의 방향은 법칙이 아니라 이 가짓수의 차이가 정합니다.